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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구 한 점의 실패

  • 2017년 4월 27일
  • 1분 분량

지난 한 달간 노안老眼과의 사투를 벌이며 만든 가구의 백골이 오늘 나왔다.

몹시, 마음에 들지 않는다.

내가 만드는 가구는 익숙함을 토대로 만들어 진다.

기발한 형태나 화려한 장식적 요소는 적어도 내 가구에서는 부도덕에 가깝다.

익숙함. 익숙하지만, 다른 가구. 익숙한 것 안에서의 깊이. 깊이가 주는 다름과 새로움.

그것이 내 목가구의 지향점이다. 그래서 내가 만드는 가구에는 비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.

어느 아름다움이 비례의 가치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냐만,

내 가구에는 장식적 요소가 없기 때문에 비례가 특히나 중요하다.

문제는 비례에 대한 감感은 획득하기도, 지키기도 어렵다는 것이다.

비례는 물론 익숙한 것 안에서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눈을 지킨다는 것은

늘 바늘 끝만큼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다는 의미이다.

흉한 것 안 보고, 함부로 못난 것 만들지 않으면서 나름 힘들게 그 경계를 지켜가고 있다.

덕분에 내가 만든 가구들은 특별한 형태나 장식이 없이도 적어도 내 눈에는 볼만 했다.

하지만 이번 가구는 전혀 내 눈에 흔쾌하지가 않다.

지난 일 년간 작업을 쉬어서일까? 나름의 충격이 크다.

단지 가구 한 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내 눈이 무너진 것이라면 심각한 상황이다.

다음에 만드는 가구도 그렇다면, 무언가 대책이 다시 필요할 것이다.

내일의 작업이 두렵다.


 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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